[경제] 쌀의 경제학

안녕하세요. everylecturenote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의 주식인 쌀에 대해서 알아볼 것입니다. 특히 쌀 소비의 변화 트렌드와 식량 안보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쌀의 기원지

• 기존 통념: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은 쌀의 기원지를 인도나 중국으로 여겨왔다. 

• 최근 세계 고고학계에서는 쌀의 근원지가 중국도 인도도 아닌 한국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고고학 입문서인 "현대 고고학의 이해" 개정판에 이러한 내용이 반영되었다. 특히 청주 소로리에서 발견된 볍씨가 자연적으로 재배된 것이 아닌 인공적으로 재배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인정받았다.

• 한국이 쌀의 근원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세계 쌀 생산과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 특히 인도에서 주로 소비되는 인디카 쌀(알람미)이 국제적으로 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 한국과 유사한 종자를 소비하는 나라는 주로 중국 북부와 일본이며, 국제 곡물 시장에서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산 쌀이 한국, 중국, 일본 이민자들의 수요로 인해 중요한 거래 기준으로 작용한다. 이는 한국이 쌀을 생산하여 자국 내에서 대부분 소비하기 때문에 국제 곡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에서 기인한다.

2. 쌀 소비의 변화

• 쌀은 오랫동안 한국인의 주식이었으며, 단순한 식량을 넘어 문화와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한 나라의 주곡 문화가 바뀌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 한국의 쌀 소비량은 급격히 감소하여 이제는 밀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

• 쌀 재배 면적 역시 1987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더욱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이다.

3. 밀 소비 증가의 배경과 영향

• 해방 이후, 특히 한국 전쟁 이후 한국은 심각한 기근에 시달렸으며, 해외 원조에 의존하여 식량을 확보해야 했다.

• 문제는 한국의 주곡은 쌀이었지만, 원조국의 주식은 대부분 밀이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한국에는 밀은 남아돌고 쌀은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다.

• 기근 해결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쌀 소비를 억제하고 밀 소비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정책과 캠페인이 시행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혼식 장려 운동과 분식 문화의 확산이다.

• 이러한 국가 정책과 더불어 1980년대부터는 쌀보다 밀을 선호하는 식문화가 본격적으로 발달했으며, 1990년대 이후 자유 무역 기조로 인해 값싼 밀가루가 대량 유입되면서 밀 관련 식품의 소비가 더욱 증가했다.

4. 식량 안보와 쌀의 현재적 의미

• 1970년대까지 70% 수준에 육박했던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쌀 소비 감소와 밀 소비 증가로 인해 점차 감소하여 현재는 20% 수준 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 이제는 쌀이 아닌 밀의 수급이 한국의 전반적인 식문화와 식량 안보 문제를 좌우하는 수준이 되었다.

• 1970년대 초반 오일 쇼크는 농업 생산 비용 증가(농기계 연료, 비료, 농약 등)를 야기하여 식량 안보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 1960-70년대 한국은 기근을 극복하고 식량 자급자족을 달성하기 위해 쌀 증산에 사활을 걸었다. 이때 개발된 통일벼는 국가의 중요한 숙원 사업 해결의 상징으로 여겨져 50원짜리 동전에 인쇄되기도 했다.

• 비록 현재 쌀 소비가 밀 소비보다 적어졌지만, 국가 위급 상황 시 주곡 중 하나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능력은 여전히 식량 안보를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쌀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중요한 화두로 남아 있다.

5. 결론

• 본 강의는 쌀이 단순한 식량을 넘어 한국의 역사, 문화, 경제, 그리고 식량 안보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 쌀의 기원지에 대한 새로운 고고학적 발견은 한국의 역사적 위상을 재조명하며, 급격한 쌀 소비 감소와 밀 소비 증가는 비극적인 근대사를 반영하는 동시에 현대 한국의 식량 안보에 대한 새로운 과제를 제시한다. 

• 쌀 생산량 감소와 낮은 곡물 자급률은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고 있으며, 이는 미래 식량 위기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참고영상

"우리 경제의 중요한 화도 <쌀>", EBS, 2023년 2월 7일

박정호

• 명지대학교 특임교수
•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부원장
• 전 KDI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