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럽, 벨에포크의 허와 실

안녕하세요. everylecturenote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벨 에포크(Belle Epoque)라고 불리었던 유럽의 산업 자본주의의 양면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벨 에포크 시대의 정의와 특징

• 벨 에포크는 프랑스어로 "좋은 시대", "아름다운 시대"를 뜻하며, 일반적으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1910년대 초반까지)을 지칭한다.
• 이 시기는 산업 자본주의가 무르익으면서 경제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사람들의 삶이 혁명적으로 변화한 시기이다.
• 주요 발전: 전기의 도입 (세탁기, 냉장고, 전구, 축음기 등 발명), 교통 수단의 발달 (철도, 증기선으로 장거리 및 해외 여행 용이), 물질적 삶의 질 향상 등이 있습니다..
• 이러한 변화로 인해 특히 유럽인들 사이에서는 "벨 에포크"(Belle Epoque)라고 불릴 만한 시기였다.

벨 에포크 시대의 양면성: '그들만의 벨 에포크'

• 벨 에포크의 긍정적인 측면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 벨 에포크의 혜택과 특혜는 유럽 열강, 그 중에서도 상류층 및 최소 중상류층 이상의 사람들에게 국한되었다.
• 이는 사회 계층적으로도, 지리적으로도 극도로 제한된 '그들만의', '그곳만의' 벨 에포크였다.

글로벌 스케일의 그림자: 제국주의와 식민지 착취

• 벨 에포크 시대의 물질적 풍요는 상당 부분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착취를 통해 가능했다.
• 콩고의 비극: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의 개인 식민지였던 콩고에서는 천연 고무 채취를 위한 극심한 강제 노동과 학대가 이루어졌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신체 일부를 절단하고 살해하는 등 비인간적인 식민 지배로 인해 천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 인도의 몰락: 유라시아에서 가장 풍요롭고 부강했던 인도(한때 청나라를 앞지르고 세계 최대 경제 규모)는 영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경제 기반,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면직물 산업이 완전히 파괴되었다. 기계로 대량 생산된 영국산 면직물이 유입되면서 인도의 수공업 면직물 산업은 고사했다. 이러한 식민지배의 후유증은 독립 후에도 인도의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었다.
• 식민지 경제의 왜곡: 식민지 경제는 식민 모국의 이익을 위해 착취와 강매를 목적으로 심하게 왜곡된 경제 체제였다. 이는 식민지가 독립한 후에도 정치적 혼란, 빈곤, 사회적 불안, 독재 등의 악영향을 낳았다.
•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 독립 후 수십 년이 지나도 식민지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을 다루는 인문 사회학 분야이다.

서구 열강 내부의 그림자: 도시 빈민과 노동자 계급의 비참한 삶

• 산업화로 인해 수십만, 수백만 인구의 대도시가 출현했지만, 이는 공장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도시 집중의 결과였다.
• 농촌에서 쫓겨나다시피 도시로 몰려든 농민들은 대부분 저임금의 노동자가 되었다.
• 야경 국가 시대의 문제점: 초창기 산업 자본주의 시대는 '야경 국가' 시대라 불리며, 국가가 최소한의 치안 유지 외에는 경제에 간섭하지 않았다. 이는 자본의 자유를 의미하며, 자본가(공장주)의 노동자 착취(극심한 장시간 노동, 낮은 임금, 휴일 없음)를 방치했다.
•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 자본가들은 자본을 이용해 더욱 부자가 된 반면, 노동자들은 교육 수준이 낮고 힘이 없어 자본가의 지시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 노동자들은 건강 상태가 나빠지고, 저축이나 자녀 교육이 불가능하여 대를 이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시기 노동자들의 삶은 "법적으로만 자유민이 됐다 뿐이지 전근대 시대의 노예, 농노들보다도 못한, 그들보다도 더 비참했던" 시기였다.
• 아동 노동과 학대: 하층민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공장 등에서 구타와 채찍질을 당하며 노동해야 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는 당시 아동 노동, 빈곤, 범죄를 고발하는 작품으로 인용된다.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 역시 성냥 공장에서 일하다 병들어 쫓겨나 추위에 얼어 죽는 소녀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보여준다.
• 성 역할의 고착과 여성의 어려움: 산업 자본주의 정착으로 남성은 공장 노동, 여성은 가사라는 성 역할이 고착화되었다. 하류층 여성들은 가장(남편/아버지) 사망 시 경제적 어려움에 크게 직면했으며, 교육과 직업 기회 부족으로 인해 성매매가 급증했다. 빅토리아 여왕 시기 영국은 역사상 성매매 여성이 가장 많았던 시기였다.

'자유'의 변질과 저항의 시작

• 19세기는 시민 혁명을 통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발전한 시기였지만, 이 '자유'는 '자본의 자유'로 변질되었다.
• 이는 제국주의 열강과 자본가들이 힘없는 노동자, 비서구 세계를 착취하고 학대하는 자유가 되었다.
• 저항의 움직임: 19세기 후반부터 마르크스주의 등의 영향을 받은 노동자들이 노동 조합을 결성하고 노동 운동을 벌여 권리를 되찾으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식민지 국가에서도 민족주의 운동, 계몽 운동, 저항 운동이 일어났다.
• 계속되는 문제: 하지만 20세기 초반까지도 노동권, 젠더 평등은 부진했고, 식민지 착취는 계속되었다.

결론과 다음 단계

• 벨 에포크 시대의 산업 자본주의는 물질적 풍요와 발전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극심한 사회적 불평등과 제국주의 착취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 이 시기의 문제점과 민족주의의 결합은 결국 세계 대전이라는 파국으로 이어졌다.

참고영상

"이동민의 지리로 보는 자본주의 경제사 - 7. 유럽, 벨에포크의 허와 실", EBS, 2025년 3월 24일 

강사: 이동민

• 진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 Journal of Geography(SSCI 등재) 편집위원
•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육학 박사
• 저서
• 드디어 만나는 지리학 수업(2025)
• 지리로 다시 읽는 자본주의 경제사(2025)
•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2023)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