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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이란-이스라엘 분쟁의 주요 쟁점, 역사적 배경, 그리고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합니다.
1. 이란-이스라엘 직접 충돌의 배경
1.1. 시작점
2024년 4월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다마스커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공격하며 중동의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이란은 이를 자국 영토 공격으로 간주하였다. 국제법상 영사관은 해당 국가의 영토로 간주되며, 이를 공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으로 간주된다.
1.2. 이란의 보복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수백 발의 무인기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사상 처음으로 직접 부딪친 전면전으로 평가된다.
1.3. 이스라엘의 주장
이스라엘은 영사관 공격에 대해 자신들이 공격한 것은 친이란 무장 조직의 지휘 통제소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말하는 친이란 무장 조직은 레바논의 헤즈볼라(1982년 창단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로, 이란은 헤즈볼라에 무기와 자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 지원은 시리아를 거쳐 레바논으로 전달되었다.
1.4. 국제사회의 무대응
이란은 이스라엘의 영사관 공격에 대해 국제사회가 별다른 대응이 없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로 인해 직접 보복 공격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2. 이란-이스라엘 관계의 역사적 변천
2.1. 과거의 우호 관계 (팔라비 왕조 시기)
현재의 적대 관계와 달리, 이란과 이스라엘은 역사적으로 매우 우호적인 관계였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외면했지만, 이란의 팔라비 왕조는 튀르키예 다음으로 이스라엘을 인정하며 친서방 정책을 폈다.
2.2. 경제적 협력
양국은 "에일라트-아슈켈론 파이프라인"을 공동 건설하여 이란의 석유를 이스라엘을 통해 유럽으로 판매했다.
2.3. 군사 기술 협력
더욱 놀라운 것은 이란이 이스라엘로부터 무기를 수입했을 뿐만 아니라, 양국이 공동으로 탄도 미사일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플라워"를 운영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눈을 피해 미사일 기술 발전을 원했고, 이란은 이를 위한 자금을 제공했다.
2.4.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과 관계 단절
1979년 이슬람 혁명은 이란-이스라엘 관계의 전환점이 되었다. 팔라비 왕조의 친미, 친이스라엘, 세속화 정책에 대한 국민적 불만(빈부격차, 부정부패 등)이 폭발하여 1978년 이란혁명이 발생하였고, 팔라비 왕은 망명(1979.1.16)을 하였다. 그 후 반 팔라비의 구심점인 이슬람 종교지도자 호메이니가 귀환(1979.2.1)하며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2.5. 미국과의 관계 악화
혁명 이후 이란은 친미에서 반미로, 친이스라엘에서 반이스라엘로 서구 세속화에서 이슬람화로 정책 방향을 완전히 바꾸었다. 특히 망명 중이던 팔라비 왕을 미국이 받아들이면서 1979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1979년 11월~1981년 1월까지 444일간 미국인 52명을 인질로 억류한 사건. 팔라비 재산을 이란에 반환키로 하고 인질은 전원 석방 됨)이 발생했고, 이는 미국과 이란 관계를 완전히 악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2.6. 이스라엘과의 관계 단절
호메이니는 미국을 "거대한 악마"로, 이스라엘을 "작은 악마"로 규정하며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테헤란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건물은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 기구(PLO)에 넘겨졌고, 그 동안 간섭하지 않았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본격 개입하기 시작하였다.
3. 그림자 전쟁과 '저항의 축'(시아 벨트)
3.1. 대리전의 시작
이란과 이스라엘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전면전보다는 "그림자 전쟁" 또는 "대리 전쟁"을 지속해왔다. 이란 혁명의 주요 구호는 '억압받는 자 해방하라'였다. 따라서 이란은 이 구호에 따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이스라엘에 '억압받는 자'로 인식하고 팔레스타인 독립을 명분으로 반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3.2. 이슬람 혁명 수비대
이란 혁명 이후 호메이니는 정규군을 신뢰하지 않고 "혁명 정신에 투철한 군대"인 이슬람 혁명 수비대(IRGC)를 창설했다. 이란 헌법상 혁명 수비대의 역할은 쿠데타 및 외국 간섭으로부터 이란을 방어하고 이슬람 체제를 수호하는 것이다. 혁명 수비대의 규모는 15~20만명으로 추정되고, 중동내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최다 보유하고 있다. 혁명 수비대의 경제력은 이란 GDP의 30%정도일 정도로 거대하다.
3.3. '저항의 축'(시아 벨트) 형성
혁명수비대는 막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저항의 축'이라고 불리는 시아 벨트 지역(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의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 반군 등)에 친이란 무장 조직을 지원하고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3.3.1. 배경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주변 수니파 아랍 국가들은 이란 혁명의 확산을 우려했고, 특히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을 겪으며 완충 지대 형성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과 가까우면서도 시아파가 주도하는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을 돕는 것을 시아 벨트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3.3.2. 헤즈볼라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이란의 시아 벨트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맞서 창설되었으며, 이란의 자금, 무기, 훈련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면서 사실상 이스라엘에게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이란은 헤즈볼라를 "왕관의 보석"이라고 부를 정도로 핵심적인 존재로 여긴다.
3.3.3. 미국의 의도치 않은 기여
역설적으로 시아 벨트 형성에는 미국의 역할도 컸다. 2003년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전까지는 집권층(사담 후세인)은 수니파였고, 국민 60%는 시아파였다. 하지만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고 선거로 민주주의 정권을 수립하면서 시아파가 득세하기 시작하였고 이라크의 정치적 힘이 이란 쪽으로 쏠리게 되었다. 이는 시리아, 레바논의 헤즈볼라로 연결되는 시아 벨트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4. 이스라엘의 이란 견제 전략
4.1. 내부 분열 조장
이스라엘은 이란의 '약한 고리'인 다민족 국가라는 점을 이용한다. 이란은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60%에 불과하며, 나머지 40%는 아제르바이잔어, 쿠르드어, 발루치어,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한다. 이란 지도부(호메이니)는 "이슬람은 민족을 모른다."며 이슬람으로의 대통합을 강조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란 내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소수 민족들을 "조용히 몰래 살금살금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이란 내에서 테러 등 민족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4.2. 군사 조직 규정 및 핵심 인물 암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2019년 미국은 이란의 혁명 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했다. 2020년 1월 3일에는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 혁명 수비대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폭사했다. 솔레이마니는 시아 벨트 전략을 지휘하고 완성한 핵심 인물로, 그의 암살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견제 의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4.3. 핵 개발 저지
이스라엘은 시아 벨트보다 더욱 심각한 위협으로 이란의 핵 개발을 꼽는다. 이스라엘은 비공식적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동에서 핵은 자기만 보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이때문에 이란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인 작전을 펼치고 있다.
4.3.1. 사이버 공격
우라늄 농축 시설의 원심 분리기에 '스턱스넷' 바이러스를 침투시켜 오작동을 유발하여 핵 개발 속도를 늦추는 등의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 "
4.3.2. 핵 과학자 암살
이란의 핵 개발을 이끌던 과학자 6명이 암살당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암살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4.3.3. 이란의 핵 보유 현황
IAEA는 이란이 아직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원재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란의 핵 기술력은 핵물질 확보에 근접했다"고 평가하며 이란을 '핵문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5. 국제사회의 제재와 이란 경제의 어려움
5.1. UN 및 미국의 제재
국제사회는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2006년 12월부터 UN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미국은 강력한 압박을 가했다.
5.2. JCPOA(핵 협상) 및 트럼프 행정부의 탈퇴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JCPOA)이 진행되어 제재가 완화되는 듯했으나,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에서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5.3. 환율 폭등
2015년 핵 협상 타결 당시 1달러당 39,000리알이던 환율은 2024년 5월 12일 기준 598,500리알로 15배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이는 물가 상승과 실업률 증가로 이어져 이란 국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6.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과 복잡한 중동 정세
6.1. 사우디-이란 관계 개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오랜 앙숙 관계였으며, 2016년에는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은 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2023년 3월 중국의 중재로 외교 관계를 복원했다.
6.2. 중국의 역할
중국은 사우디와 이란 모두에게 중요한 석유 수입국이며, 대미 전략의 일환으로 중동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자 양국 관계 개선을 중재했다.
6.3. 사우디의 실리
사우디는 석유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비전 2030'과 같은 경제 다각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가 절실하다.
6.4. 이스라엘의 난처한 입장
사우디가 이란과 손을 잡으면서 이스라엘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을 강력히 원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6.5. 중동 전쟁의 국제적 파급력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단순히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 중동에서 전면전이 발발하면 미국은 물론, 미국 기지가 있는 사우디, 쿠웨이트 등 아랍 국가들까지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전 세계를 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6.6.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의 중요성
브레진스키의 경고처럼 미국에 대한 불만으로 뭉친 러시아, 중국, 이란이 반미 연합을 구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지역 문제는 중동 평화의 핵심 열쇠이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7. 결론
이란-이스라엘 분쟁은 단순한 지역 갈등을 넘어, 역사적 배경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국제적인 문제이다. 특히 이란의 핵 개발, 시아 벨트의 확장, 그리고 이스라엘의 견제 전략은 중동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중국-러시아의 패권 경쟁과 맞물려 전 세계적인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동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필수적이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참고영상]
"그림자 전쟁에서 전면전으로, 이란 vs 이스라엘 충돌 - 중동 위기 고조되나", KBS1, 2024년 6월 9일
[강사]
박현도(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운영위원)
- 학력
- 서강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 학사
- 맥길 대학교 이슬람학 석사
- 테헤란 대학교 이슬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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