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verylecturenote입니다.
이번 글은 장자 철학의 핵심 주제인 '변화'와 '무상', 그리고 그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상세히 다룬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장자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1. 장자의 세계 이해: '변화무상'과 '무근(無根)'의 세상
장자가 이해한 세계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변화(變化)이다. 우리가 북방 지역에서 춘하추동 사계절의 변화를 명확히 느끼듯, 인간의 삶 또한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은 사계절을 겪는다. 하지만 중요한 질문은 "변화에 규칙성이나 법칙이 있는가?, "변화 속에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리듬이 있는 걸까?"하는 것이다.
1.1. 유가(儒家)와 주역(周易)의 관점
유가에서는 『주역』을 통해 변화에는 규칙과 법칙이 있다고 보았다.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즉 한 번은 음이 되고 한 번은 양이 되는 것이 도이다. 이런 변화 뒤에는 규칙이 있고, 그 법칙이 바로 '도(道)'이다. 이러한 도는 인간이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보았다.
- 장자의 '변화무상(變化無常)': 장자는 "변화무상"이라는 말을 통해 변화에는 어떠한 규칙이나 법칙, 리듬도 없음을 강조한다. 이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의미로, 불교에서도 무상(無常)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다룬다.
- '무근(無根)'의 세상: 장자는 이러한 변화무상한 세상을 "뿌리 없는 세상"에 비유한다. 굳건히 서 있는 나무가 단단한 뿌리를 가지고 있기에 안정성을 갖는 것과 달리, 세상은 뿌리가 없어 어떠한 확고한 기반도 없다는 것이다.
- 서양 철학의 '존재(Being)': 서양 철학에서는 '존재(Being)'를 세상의 뿌리로 보아, 존재를 통해 모든 사물을 이해하고 이성(理性)과 지식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믿었다.
- 유가의 '도(道)', '천(天)', '태극(太極)': 유가 또한 도, 천, 태극 등을 세상의 근원으로 보아, 모든 사물이 이 근원에서 비롯되고 그 속성을 공유한다고 믿었다.
- 노자(老子)의 '만물의 어머니': 노자도 "천하에는 시작이 있다"고 말하며, 세상에 만물의 어머니가 되는 근원이 있다고 보았다.
- 장자의 근원에 대한 거부: 장자는 이러한 모든 '근원'에 대한 인식을 비판적으로 거부한다. 장자는 "시작이 있으면 시작이 시작되기 전이 있고 시작이 되기 이전마저 시작되기 이전이 있다"고 언급하며, 시작에 대한 믿음, 즉 근원에 대한 믿음을 거부했다. 이는 세상이 고정된 시작이나 기반 없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장자의 관점을 보여준다.
2. 변화무상한 세상 속 인간의 태도: '순명(順命)'과 '전신(全身)'
뿌리 없고 변화무상한 세상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장자는 이를 운명의 존재로 인식하고, 운명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운명이 우리를 다른 모습으로 바꿔 놓는다면 운명이 가져온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 장자 전기(莊子妻死) 고사: 장자가 아내가 죽었을 때 울지 않고 오히려 노래를 불렀다는 고사는 이러한 장자의 태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장자는 죽음을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해하며, 돌아갈 곳으로 돌아갔으니 슬퍼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이는 세상의 변화를 거스르거나 억누르려는 낙관적인 생각들이 모두 헛수고이며 불가능하다고 보는 장자의 인식을 반영한다.
- 감정의 무용성: 장자는 이러한 이해 속에서 인간의 모든 감정은 헛수고라고 본다. 따라서 가장 지혜로운 선택은 때에 따라 편안히 처신하는 것이며, 슬픔과 즐거움 같은 감정으로 자기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 '전신(全身)'과 '전신보진(全身保真)': 장자가 생사에 대해 초탈한 태도를 취한다고 해서 삶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장자는 "생명의 연장과 보존"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전생(全生)" 혹은 "전생보진(全生保真)"이라는 개념으로 나타난다.
- 생명의 자연스러운 흐름: 전생은 위험이나 함정이 보여도 뛰어드는 무모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죽음을 적극적으로 추구하지도 않으며, 자연스러운 방식, 즉, 자연의 방식으로 생명의 여정을 완성해야 한다고 본다. 통제할 수 없는 생사의 과정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죽음을 추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3. 결론: 변화무상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지혜
장자가 이해하는 세상은 고정된 근원 없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상'의 세계이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인간은 변화를 거스르거나 통제하려 하기보다,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동시에 삶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가 아닌, '전생'이라는 개념을 통해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삶의 여정을 완성하는 지혜를 추구해야 한다. 이는 삶의 불확실성 속에서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무력감이나 절망이 아닌, 받아들임과 존중의 태도를 통해 평화로운 마음을 찾는 길을 제시한다.
[참고영상]
"왕보 <장자> 2강 변화무상: 모든 것은 변한다", EBS, 1월 21일, 2025년
[저자]
왕보
- 북경대학교 부총장
- 북경대학교 철학과 교수 역임
- 북경대학교 옌칭 아카데미 부학장
- 중국 교육부 정강학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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