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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처드 루멜트 교수의 저서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11장 몸만 커지는 성장은 위험하다"를 요약한 글입니다.
1989년 크라운의 CEO 존 코널리는 건강이 악화되자 윌리엄 에이버리에게 CEO 자리를 물려주었다. 새로운 CEO인 에이버리는 즉시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1. 성장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
- 1991년: 콘티넨털 캔을 인수
- 1992년~1993년: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 Constar 인수, 금속 및 합성수지 용기 제조업체 Van Dorn, 금속 캔 제조업체 Tri-Valley Growers 인수
- 1997년: 크라운은 1991년부터 시작하여 20회의 인수합병 끝에 세계 최대의 용기 제조업체가 됨.
- 에이버리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서 공급업체로부터 더 나은 조건을 이끌어내고, 비용 관리 능력을 통해 초과 지출되는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크라운의 핵심 역량은 유연성과 단기 생산이었지 비용 관리가 아니었다.
- 1998년: 새로 등장한 페트 용기가 유리 용기와 금속 용기에 대한 수요를 크게 잠식하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대형 용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생산수량도 감소하였다. 대체 과정이 끝나자 M&A로 인한 성장은 멈추었다.
- 설상가상으로 납품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이익이 크게 감소하였다. 경쟁업체는 과잉생산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공장을 폐쇄하려고 하지 않았다. 저렴한 페트 용기의 등장으로 금속 캔 이윤마저 사실상 없어지고 말았다.
- 2001년: 에이버리가 물러나고 존 콘웨이(John Conway)가 새로운 CEO에 취임했다. 그는 비대해진 크라운을 수익성 있는 기업을 탈바꿈시켜야 했다. 그는 비용, 품질, 기술을 강조했다. 덕분에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매출과 이익은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약 10억 달러의 부채를 상환했고, 주가는 2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 사례의 교훈은 급성장하는 시장의 문제점은 초기의 이익 증가가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수요 증가가 견인하는 이익은 생산용량을 늘리기 위해 대부분 재투자된다. 그러다가 수요 증가가 지체되면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의 이익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급성장하는 시장은 블랙홀처럼 현금을 빨아들인다.
2. 규모의 경제라는 빛 좋은 개살구
기업의 리더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성장을 추구한다.
첫째, 규모가 커지면 관리비가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주요 임원들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목적도 있다.
셋째, 투자은행, 컨설턴트, 법무법인 등이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인수합병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저자가 1998년 텔레콤 이탈리아의 전략 컨설턴트로 일할 때이다.
당시 유럽의 유선통신 사업자들은 독점 체제를 통해 획득한 많은 이익을 가지고 미래의 경쟁 심화와 기술 변화에 대비해야 했다. 규제완화로 외국기업들의 국내진출이 허용되고 있었고, 인터넷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당시 텔레콤 이탈리아의 CEO는 Cable & Wireless와의 전략적 제휴를 고려 중이었다. 논의는 점차 합병의 방향으로 나아갔고 저자는 합병을 중재하던 모건 스탠리의 조셉 실버(가명)를 만나게 되었다. 저자가 합병해야 할 이유를 묻자, 모건 스탠리는 규모의 경제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두 기업은 영업지역이 달라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모건 스탠리는 "텔레콤 이탈리아는 남미에서 유럽으로 통신 트래픽을 이전해야 한다.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는 그 트래픽을 감당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신 트래픽을 위해 합병을 하기 보다 통신망 임대 계약으로 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하자, 모건 스탠리 측은 "두 회사를 합치면 덩치가 더 커지고 현금흐름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저자는 이미 두 회사가 충분한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고 문제는 좋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 합병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말하자 모건 스탠리 측은 자리를 뜨면서 한마디를 남겼다
"현금흐름이 늘어나면 더 큰 거래를 할 수 있어요." 이 말은 모건 스탠리가 제시할 수 있는 합병의 근거는 더 큰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 뿐이다. 물론 모건 스탠리는 합병을 중재하고 두둑한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진정한 성장은 덩치를 키우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효율적인 혁신으로 고유한 역량과 뛰어난 제품을 개발해야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참고문헌]
리처드 루멜트,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김태훈 역, 서울: 생각연구소, 2013.
저자: 리처드 루멜트(Richard P. Rumelt)
- 세계가 존경하는 경영전략의 구루. 〈이코노미스트〉가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이론가이자 경영전략 연구자로 하버드 경영대학원, 인시아드를 거쳐 현재 UCLA 앤더슨경영대학원의 명예교수이다.
-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결정이론과 기업전략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 그 후 지난 40년간 경쟁 전략과 경쟁 우위의 본질을 파고들며 전략에 대한 경제학적 연구를 개척하고 핵심 역량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전략 연구의 첨단을 걸었다. 특히 기존의 연구와는 다르게 시장의 힘을 중시하던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고유한 자원에 초점을 맞추는 자원 기반 전략관을 제시해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발간하는 경제경영 분석지 〈매킨지 쿼털리〉로부터 ‘전략의 거장’이라 불렸다.
- 그의 책 《전략의 거장으로부터 배우는 좋은 전략 나쁜 전략》은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2011 올해의 가장 흥미로운 비즈니스 도서’로 선정되었다. 그동안 애플, IBM, GM 등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비영리 기구, 정부 기관에 전략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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