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시간의 방향성과 과학

 안녕하세요. everylecturenote입니다.
 이 글에서는 시간의 흐름, 특히 과거와 미래의 비대칭성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한계를 탐구한다. 카를로 로벨리는 뉴턴 역학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물리학 기본 방정식이 시간의 방향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제시했다. 이러한 방정식들은 현상들이 앞으로든 뒤로든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시간의 단방향성과 정면으로 모순된다.

1. 과거와 미래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는 과학의 방정식

 세상은 시간의 방향(과거→미래의 단방향)을 따른다는게 사람들의 인식이지만 관찰가능한 현상은 시간을 거슬러 일어나지 않는다.

 17세기 뉴턴 이후로 과학자들은 각종 방정식을 이용해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설명했다.

 뉴턴의 제2법칙: F = MA(힘 = 질량 × 가속도)

 하지만 뉴턴의 방정식은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지 않는다. 즉, 물체의 움직임을 거꾸로 돌려도 뉴턴 방정식의 해는 같다. 이 말은 뉴턴의 방정식이 과거와 미래가 다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 시간의 대칭성: 한 방향으로 일어난 사건은 역방향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이는 맥스웰(전기장)과 패러데이(자기장)의 전기역학 방정식,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인슈타인은 시공간의 개념을 재정립했지만 과거와 미래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또한, 양자역학, 양자장론과 같은 고급물리학(일반상대성이론, 표준모형 포함)도 마찬가지이다.

2. 열역학과 시간

 로벨리는 시간의 대칭성을 설명하기 위해 열역학, 특히 엔트로피 증가의 제2법칙에 주목하였다. 열과 온도의 과학인 열역학은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는 유일한 물리 법칙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마찰로 인해 멈추는 진자처럼, 열이 발생하면 시간의 방향성이 나타나는 듯 했다.

 그러나 로벨리는 열과 온도의 본질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이 해결책을 다시 미궁으로 빠뜨린다고 설명한다. 

 19세기 말, 과학자들은 열이 단순히 분자들의 움직임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의 차이는 분자들의 움직임 속도 차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분자들의 움직임 역시 시간의 방향성을 구분하지 못하는 기본 방정식에 의해 설명된다. 즉, 열이라는 현상 자체가 시간의 방향성을 설명할 수 없는 역설에 다시 봉착하게 된다.

• 온도: 분자가 움직이는 속도. 열이 많을수록 높아지는 게 온도
• 열: 분자의 빠른 움직임

 열운동이 다른 운동과 유일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열운동은 개별 분자운동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로벨리가 제시하는 핵심 아이디어는 이 지점에서 나온다. 무엇이 뜨겁다는 것은 우리가 그 대상에 대한 정보의 문제라는 말이다. 시간의 방향성이 우리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열역학에서 시간의 방향성을 다루는 것은 열역학 제2법칙이다.

• 열역학 제2법칙: 외부와 단절된 세계에서 엔트로피(무질서도: 정보의 부족을 나타내는 양)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증가한다는 것이다.

 결국, 열역학도 시간의 방향성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3. 시간의 방향성과 관점의 차이 가설

 이는 시간의 방향성이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에 달려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이다.

로벨리 교수는 이러한 관점을 코페르니쿠스의 지구 자전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우리는 해와 달, 별들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보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앉아있는 지구가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시간의 흐름 또한 우주 자체의 본질적인 특성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세부 사항들을 모두 보지 못하고 특정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인간이 특정 관점에서 시간을 바라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관점의 문제라는 것이다.

[참고영상]

카를로 로벨리 <시간의 과학> 2강 시간은 미래로 흐르는가, EBS, 1월 15일, 2025년

[강연자]

카를로 로벨리(Carlo Rovelli)

• 엑스마르세유 대학 교수
• 루프 양자중력 이론의 창시자
• 저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화이트 홀〉